살기 좋은 우리집
사계절이 편한 나는 아파트에 산다
아파트는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에게 편안함과 풍요로움을 제공한다
보안과 관리 그리고 청결함
사계절 내내 신경 쓸것 없는 편안함
그리고 우리들만의 그라운드를 형성하는
요즘 세대의 아파트
'너도 나도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한다'
예전의 어른들은
아파트를 싫어하고 혐오했다
닭장이라고 표현하는 옛 어른들
내가 어릴 땐 심심치 않게 듣고 자랐던 말
"저런 곳에 어떻게 사냐??"
그들은 하나같이 마당이 있어야 하며
걸터앉을 수 있는
평상이 있어야 했다
뜨끈한 온돌방에서 허리 펴고 누워
밖에서 들리는 은은한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
비라도 올 테면 처마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마당에서 '멍멍' 짖는 누렁이 소리와
아침이면 매일 신선한 달걀을 낳아주는
닭장에 닭들 까지 키우는
그런 옛 사람들은
아파트를 싫어하고 혐오 했다
나역시 그런 전원생활의 로망을 잊고살다
이제서야 다시 꿈꾸고 있는지 모른다
30여 년 전 한 푼 두 푼 모아
어렵사리 마련한 서울의 아파트...
우리 부모님은
그런 아파트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또 졸라매고
그렇게 시작된 아파트 생활
그 후로도 나도 쭉~ 아파트라는 곳에 거주하며
지금까지도 아파트에서 거주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파트가 좋은가에 대한 질문을
나에게 쉼 없이 던질 때도 있었다.
이제 중년이 되어
나에게도 마당이 딸린 그림 같은 집에서
살고 싶은 욕구가 꿈틀 된다
하지만 쉽게 실현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파트가 주는 편안함 때문일 것이다
아파트 주변의 인프라 형성과
대중교통이 주는 이동 수단의 자유로움
가깜게 형성된 편의 시설과
위급 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곳곳의 병원들까지..
내 집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이란 게 생긴다
하지만 단점도 많이 있다
공동생활에 대한 불편함과
층간 소음에 대한 불편함
시원한 가을이 되어
창문을 열어놓고
바람이라도 쐬려 치면
어디선가 날아든 담배연기에
이내 곧바로 창문을 닫게 된다
또 한 번은
지상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내렸는데 위에서 정체불명의 물건이
떨어져 내차 지붕을 뚫고 차 내부까지
들어가 박힌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다...
이렇게 불특정 다수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
아파트 생활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옆집 윗집 아랫집
누가 살고 있는지 얼굴도 모른다
늘 프라이빗 한 아파트 공간
나 역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서
다른 층 사람들과 마주치면
알 수 없는 중얼거림의
인사말로 응대하며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고개만 끄덕인다..
그런 모습이 순간
어색하고 머쓱해지기도 한다
선뜻 다가서기도 어려운
공동체 생활
요즘 아파트 생활이다..
하지만 아파트는 이런 감성적인
이유만으로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투자 가치로도 한몫하는 아파트
팔 것이냐 말 것이냐
시세를 올릴 것이냐 말 것이냐
아파트 한채만 시세 아래
가격에 거래가 되면
아파트 커뮤니티는
연신 그런 이야기들로 들썩인다
반대로 가격이 시세보다
윗 가격에 거래라도 되면
커뮤니티는 마치 로또라도 된 듯 앞으로
우리 아파트 가격의 행보에
기대감이 폭발한다
아파트로 계급이 나뉘는 현대사회
어느 지역에 어느 동
아파트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자기들끼리 계급을 나누고
선을 긋고 친분을 쌓는다
누구나 1가구 1주택을 꿈꾸고
살아가지만
그 1가구 1주택의 꿈 실현 위에
냉철한 계급과 등급이 존재하는
아파트..
내 누울 자리에 편하게 두 발 뻗고
쉴 수 있다면 그뿐인 것을
그것이 집인 것을...
그런 삶의 질마저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가야 하는 게
요즘 현대 사회의 아파트 문화다
한번 맘먹고 아파트를
떠나면 떠날 수야 있겠지만
늘 발목이 잡히는 생활 환경
그렇게 아파트는
우리의 삶의 일부이자
누군가에겐 꿈의 공간이고
누군가에겐 어쩔 수 없는
삶의 공간일 것이다
그런 아파트에서 우리들은 살고 있다.
아기랑 산책 나왔다가
높다란 아파트 건물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이 들었던
저녁이었습니다
살기는 굉장히 편해졌지만
나름 삭막해 보이기도 하는
요즘 아파트 생활
어릴때만 해도
이사왔다며 떡도 돌리고
김장도 같이 담그고
반상회를 할때면
서로 집집마다 찾아가
같이 식사도 하곤 했던,,,
그랬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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